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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서울 전시 추천]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by eundol-meow 202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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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r or Love>>
서울 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 전시,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인생의 모든 순간에 우리와 함께 하는 두 가지 감정, 두려움과 사랑.
많은 예술가들 역시 이 감정 사이에서 깊은 예술혼을 끌어내 작품을 빚어냅니다.
(중략)
전시의 출품작은 한 명의 미술 애호가가 40여 년의 세월 동안 수집한 애장품으로, 서울미술관의 컬렉션이자 역사입니다. 설립자 안병광 회장의 시간은 두려움과 아픔, 그리고 희망과 사랑으로 축약될 수 있는 파란만장한 순간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사를 대표하는 근현대 걸작과 함께 한 애호가의 알려지지 않은 수집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주)석파 문화원 서울미술관 소개글 중-

위치 : 석파정 서울미술관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1길 4-1)
주차 :
- 평일 : 2시간 무료 주차 (입차 시간을 기준으로 적용)
- 주말 : 1시간 30분 무료 주차 이후 10분당 1,000원씩 과금
기간 : 2022.04.08 ~ 2022.09.18.
관람일 : 수요일 ~ 일요일 / 휴무일 : 매주 월, 화 정기 휴무
관람 시간:
- 본관 : 10:00 ~ 18:00 (라스트 오더 17:00)
- 신관 및 석파정 : 11:00 ~17:00 (라스트 오더 16:00)
가격 : 성인 15,000원 / 초중고 학생 12,000원 / 우대 or어린이(36개월 이상) 9,000원 (통합입장권으로 모든 전시와 석파정을 함께 관람할 수 있음)

*미술관만 개관하고 석파정은 내부 행사로 휴관인 경우가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 후 방문하여 주세요.
(석파정 휴관일에 방문한 관람권 구매자에게는 다음 달 말까지 사용 가능한 석파정 일일 입장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친구의 추천으로 방문하였다가 그림의 매력에 푹-빠지게 되었던 전시,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특히나 수집가의 글을 읽으며 그림과, 화가 그리고 독자도 함께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뜻깊은 전시였습니다.

전시는 크게 2 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으며 31 명의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있습니다.

서울미술관, 입구 사진

서울 미술관 입구 사진이에요.

서울 미술관, 입구 사진2

계단을 통해서 올라 가면 입구가 나와요. 이전 사진과 이번 사진의 입구 포스터가 다른 걸 눈치채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전시를 두 번 다녀온 후에 이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입구 사진도 버전이 두 개랍니다.

서울 미술관, 안내 데스크

출입문 바로 앞에 안내 데스트가 있어요. 이곳에서 티켓을 구매하고 신분증을 맡기면 락커룸도 이용할 수 있답니다.

서울 미술관, 물품보관소

락커룸은 입구의 왼편에 위치해 있어요. 이곳에 우산이나 가방을 보관할 수 있어요.

석파정 서울미술관 입장 티켓

전시를 보기 전 석파정도 구경하러 갔어요. (4층으로 이동 후 나가면 된답니다.)

서울미술관, 4층 외부 사진

날씨가 다했던 하루.

첫 방문 때는 석파정을 구경하지 못하고 가서 아쉬웠는데 석파정 행사(결혼식)가 없는 날 재방문했더니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구경하게 되었네요.

석파정

여름의 석파정을 보고 있자니 석파정의 사계절을 다 구경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듭니다.

인상 깊었던 노송.
600여 년을 살아온 늙은 소나무, 그 아래에서 잠시 앉으며 쉬어가니 시원하고 참 좋더라고요.

거대했던 너럭바위.
저와 지인은 QR코드를 읽어 오디오를 들으며 이곳을 구경했는데 너럭바위는 별명도 많데요. 그중 기억에 남는 별명은 소원 바위.

석파정 아래에는 이미 많은 이들의 소원이 깃들어져 있습니다.

석파정 구경을 마친 저와 지인은 전시를 보기 위해 2층으로 내려갔어요.

제1 전시부터 관람하면 되고 안내 데스트 오른편에 위치해 있답니다.

전시 해설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요. 이어폰을 미리 챙겨 오면 좋겠죠? ㅎㅎ

Part 1. 바라보다

도상봉의 작품, '정물'

가장 먼저 저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작품은 도상봉의 ‘정물’.

국민학교 시절 교과서의 표지에 나온 작품이라고 하는데,, '국민학교요..?' 초등학교를 나온 저는 잠시 머리를 갸우뚱-했습니다.

함께 간 지인에게 국민학교 출신이냐고 슬며시 물어보기도 했죠. (아니라고 하네요..ㅎ)

아무쪼록 이 작품에는 희로애락의 정서가 자리하고 있다고 하네요. 소박하지만 우아한 작품 속에서 한국 고유의 조형미가 느껴집니다.

박수근의 작품, '젖 먹이는 아내(모자)'

한 획에 따뜻함이, 한 획에 사랑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보내셨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박수근 그림 속 어머니의 모습은 돌아가신 내 어머니와 많이 닮아 있습니다. -수집가의 문장 중-

김기창의 작품, '아기 예수의 탄생'

예수님이 만약 우리나라에 태어나셨었다면 어땠을까? (If Jesus had been Korean.)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나요? 저는 상상도, 상상을 그림으로 표현해본 적도 없습니다.

화가 김기창은 예수 그리스도의 일대기를 그린 '예수의 생애' 연작을 통해 줄곧 유럽인의 시각으로 재현되었던 예수의 모습을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한국인의 모습으로 재해석하였습니다.

화가 김기창은 8살에 장티푸스로 인해 청각장애를 얻었으나 말들의 우렁찬 소리가 들리는 것만큼 생동감이 넘치는 '군마도'를 그린 화가로도 유명하죠.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우울하게 하였는지는 감히 짐작할 수 없으나.. 우리들의 삶도 행복한 나날보다는 고군분투하는 날들의 연속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런 관점에서 천경자의 작품은 우리들에게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천경자의 작품,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이 작품은 천경자의 수필 [내 슬픈 전설의 첫 페이지]에서 제목을 빌려온 자전적 작품으로, 긴 머리카락을 늘어트린 채 고개를 숙이고 쪼그려 앉아 흐느끼는 여인의 모습을 통해 작가의 내면에 잠재된 슬픔의 정서가 작품으로 승화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지키고자 했던 집념, 나를 어렵게 했던 환경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 그런 것들이 화폭에서 절절히 느껴져 이 작품을 소장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래도록 기다리고 갈망하던 이 작품을 어렵게 미술시장에서 만났던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당시 전 재산을 털어서 이 작품을 구입하고 오랜 시간 거실에 걸어두고 그림을 감상했습니다. -수집가의 문장 중-

서울미술관, 전시실 사진

유영국

유영국이 가장 존경하던 작가는 몬드리안이었다. 군더더기 없는 구성, 수직과 수평의 절제된 균형 감각의 몬드리안 작품이 "말이 없어서 좋았다." 했다. -이경성,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유영국의 작품

몬드리안 작가를 좋아했다던 유영국. 배경 지식을 알고 작품을 들여다보니 그림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중섭의 작품, '황소'

교과서로만 이 작품을 접하였을 때는 미처 몰랐던 입체감, 묵직한 질감, 과감한 붓터치, 그리고 생동감.

어떻게 황소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 한참을 입 벌려 감상했던 작품입니다.

전시실에서 소개한 이중섭이 그의 아내와 아들에게 쓴 편지를 보고 나니 사랑꾼인 이중섭의 다정한 모습과 대조되는 이 과감하고 거침없는 작품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최영림의 작품. 고개가 은은하게 돌아간 모습이 자꾸만 보게 되는 것이 퍽- 매력적이었답니다. 게다가 화면 자체에 황토색의 흙모래를 도입해 고구려 고군 벽화와 같은 자연스러운 색감과 질박한 마티에르(표현된 대상 고유의 재질감)를 구현하였다는 말이 피부로 와닿았어요.

최영림은 지극히 착하고 순후한 심성으로 허식이라고는 모르는 진실된 인간성의 소유자였다. 소박하였기에 서민적인 감각과 민중적인 서정, 그리고 선량한 한국적 해학이 빚어지는 형태를 추구하였다. -이구열, 미술평론가'


Part 2. 그리다

전광열의 작품, '집합 06-SE056'

part 2의 제목 '그리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리다'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 주는 그런 다양한 방법으로 그려진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다’의 재해석이 작품을 감상함에 있어 신선함을 불러일으켰달까요?

전광열의 작품, '집합 08-D067'

함께 한 지인의 최애 작품, 전광열의 '집합'.
스티로폼에 한지를 감싸 일일이 포장한 것을 엮어 만들어낸 작품으로 가까이서 바라볼 때와 멀리서 바라볼 때 느껴지는 음영과 원근감, 그리고 작품이 보여주는 모습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작가의 표현력에 내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작품이었죠.


모든 작품을 이번 포스팅 속에 녹여낼 수 없어서 이제 저와 지인의 최애 작품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김환기의 작품, '십만 개의 점'

제가 생각하는 김환기 화백의 인생 걸작은 <십만 개의 점>입니다. 제가 <십만 개의 점>을 역작으로 꼽는 이유는 이 안에 <우주>와 <하늘과 땅>의 구성이 모두 녹아있기 때문이죠.

(중략)

예술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수로 셀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로 세지 않아도 되는 것만큼 마음의 위로를 주는 것도 없지요. -수집가의 문장 중에서-


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작품을 수집하는 수집가의 마음을 처음으로 공감하게 되었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삶에 변곡점을 만들어준 전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도 늦기 전에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전시를 감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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